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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역사학의 수집, 해석, 기록 방식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탐구한다. AI는 방대한 역사적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며, 기존의 해석 방식을 넘어서 역사적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AI의 해석은 인간의 주관적 경험을 반영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AI와 협업을 통한 역사학의 미래 가능성과 그 본질에 대한 재조명을 제시한다.
‘역사 빅데이터’의 구축은 1999년 전후 시작된 역사 자료의 전산화 사업에 의해 본격화되었다. 기존에는 연구자가 책에 담긴 활자화된 자료를 하나하나 읽어 가며 필요한 근거를 찾아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민간에서 국역 조선왕조실록 시디롬(CD-ROM)에 이어 삼국사기, 고려사 등 한국사 연구의 기초 사료들의 전산화가 이루어진 이후, 이제는 관심 있는 키워드를 전산화된 시디롬에 입력해 대규모로 다양한 관련 사료를 신속하게 검색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사료 읽기에 들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장기 시계열 자료의 수집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장기적인 추세를 분석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01_“문자에서 숫자로: 기록의 진화” 중에서
브로델의 ‘장기 지속(Longue duree)’ 개념은 사회적·경제적 구조가 오랜 시간에 걸쳐 큰 변화 없이 지속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구조적 지속성이 단기적 사건보다 더 중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디지털과 인공지능 시대에도 매우 유효하다. 현대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장기적 패턴을 훨씬 더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브로델의 이론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하는 데 이바지한다.
-03_“데이터에서 정보로: 의미의 탐색” 중에서
결국 인공지능과 인문학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 방향성을 정하는 것은 인간의 철학적·윤리적 성찰에 달려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류는 더욱 깊이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를 통해 기술의 발전을 인도해야 한다. 인류가 이러한 성찰을 지속하지 않는다면, 인공지능의 진보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희생시키며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인류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본질과 가치를 끊임없이 탐구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인문학적 성찰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 인문학이 제시하는 성찰은 단순한 과거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미래를 준비하고 기술이 인간다운 미래를 가능케 하는 데 필수적인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06_“인공지능의 성찰과 사유: 가능성과 한계” 중에서
역사학의 본질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인문학적 문해력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역량이며, 여기에 인공지능 리터러시라는 새로운 역량이 추가된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역사학에 큰 변화를 불러온 것처럼 보일지라도, 이는 역사학이 이전에도 여러 변화의 시기에 대응했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랜 시간 동안 역사학이 제공해 온 인문학적 문해력은 여전히 유효하며, 시대에 따라 기술적 도구를 추가로 학습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뿐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는 역사학이 맞이한 또 다른 변화 과정에 불과하며, 역사학의 본질은 여전히 변함없음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의 역사 교육 또한 이러한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09_“인공지능, 역사 교육의 도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