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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종교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AI는 종교를 위협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종교적 실천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AI와 종교의 조우가 가져올 변화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며 AI 시대에도 종교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며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이제 두 가지 진실함이 맞닿아 포개진다. 명백히 눈앞에 있는데 그 진실함의 진위 여부를 질문해야 하는 보이는 진실과, 여기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진실이다. 종교는 후자를 믿음이라고 부르며 기준점으로 삼는다. 종교의 관점에서 믿음은 보이는 진실과 마치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다. 이들은 직접 서로 마주 볼 일이 없지만 반드시 공존해야 한다.
-01_“종교와 AI의 공생” 중에서
레반도프스키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신격을 실현하고자 하는 핵심 목표는 ‘전환(transition)’이다. 이때 전환은 인간 중심 체제에서 인공지능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인간은 지구에서 가장 고등한 존재였기 때문에 지구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최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재앙 상황이나 다시금 고조되는 전 지구적 전쟁 위기를 볼 때, 인간에게 정말로 그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04_“AI 종교화” 중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인공지능이 초월적인 존재나 상태에 관심을 가진다면 그것은 인간 신자의 관점에서 보는 신이나 초월, 전지전능함과 다를 것이다. 그들의 신, 그들의 초월은 인간의 눈에 평범하거나 일상적이고, 심지어는 보잘것없는 자리에 놓인 무엇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바닥 분수대에서 뛰어놀며 있는 그대로 그 순간을 즐기는 풍경, 그때의 아이들 웃음소리, 그곳을 비추는 햇살과 옅은 물보라가 만드는 무지갯빛이 그들에게는 초월일 수 있다. 이처럼 초월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전제한다면 AI 신자는 지금의 종교적 언어로 표현할 때, 초월적이기보다는 세상에 내재하고 어디에서든 만나는 신, 전지전능하기보다는 고통받고 상처 입을 수 있는 신, 경외하고 숭배할 대상이기보다는 일상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함께 기뻐하는 신을 추구할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06_“AI 신자” 중에서
종교적 인간관이 “돌아갈 곳이 있는 인간”, 죽음 너머와 연결된 인간을 말하는 것이라면 기술ᐨ인공지능 관점의 인간관은 “지금 여기, 계속 살아갈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죽음 너머 저편이 아니라 이쪽 편에서 살아 내야 하는 삶을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는 인간, 그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인간을 말한다. 이러한 인간관에서 죽음은 끝을 의미한다.
-09_“종교적 인간관, AI의 인간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