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은 콘텐츠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기계가 창작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가운데, 콘텐츠 기업은 이를 기회로 삼을지 위협으로 여길지 고민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기획, 창작, 유통, 소비 전 단계에 영향을 미치며, 비즈니스 모델과 저작권 제도의 변화도 예고된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도구일 뿐, 인간의 창의성과 판단력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은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콘텐츠 산업에서는 기획 단계에 들어가는 노동과 어려움, 비용이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곤 한다. 콘텐츠 기업의 기획 단계는 전통 산업의 R&D와 성격이 달라서, 세금 감면 등의 혜택에서도 오랫동안 손해를 보아 온 것이 이러한 문제와 연결된다. 지금까지 콘텐츠 기획 단계의 비용은 일종의 매몰 비용으로 간주되어 왔으나, 인공지능 기술이 이 비용을 줄여 줄 수 있다면 기업 측면에서는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이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와 흥미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할 수 있다면, 더욱 타기팅된 콘텐츠 기획을 추진할 수도 있다.
-02_“콘텐츠 산업의 특징과 인공지능 기술” 중에서
하지만 긴 영상 제작에서는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 30초 이상의 긴 영상을 생성하는 데 기술적 한계가 분명하다. 이에 짧은 영상들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조합하는 방식으로 보다 긴 분량의 영상들을 만드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상업적 영상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선 평이 엇갈린다. 2024년 12월 24일 개봉한 <나야, 문희>는 나문희 배우의 초상권을 활용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단편 다섯 편을 묶은 작품이다. 인공지능 배우가 등장한 세계 최초의 상업 영화로 주목을 받았지만, 완성도 측면에선 아쉬운 평을 받았다(신정선, 2024).
이는 상업적인 콘텐츠 영역에서는 인공지능만을 활용해서 영상을 생성하기보다는, 콘텐츠의 제작 과정 중 세부적인 요소들에 인공지능의 적용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최종 결과물의 단계보다는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 단계에서 시안 제작의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과정, 그리고 로케이션 비용이 높은 분야에 대한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 시각 효과(VFX, Visual Effect) 등 포스트프로덕션(post-production) 단계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편집이나 인공지능이 생성한 애셋(Asset)을 활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콘텐츠 제작의 워크플로(workflow)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박민아, 2024).
-04_“인공지능과 콘텐츠 제작” 중에서
결국 인공지능 시대의 콘텐츠 이용에 대한 고민은, 콘텐츠에 대한 우리의 기존 인식을 넘어서는 재구성의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때로는 권리의 침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이용자와 인공지능의 협업을 통해 열리는 더 넓은 무한한 상호 작용적 콘텐츠 이용의 세상을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선호, 관여와 참여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06_“인공지능과 콘텐츠 이용” 중에서
기계는 몸이 없고, 감정도 없다. 감정 표현을 흉내 낼 순 있어도 감정을 갖진 못한다. 인공지능은 또한 감정에 휘둘리는 ‘취약한’ 육체를 갖지 못한다. 육체와 감정을 가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감정이 만들어 내는 수많은 변수와 변화를 이해하고 발견해 내는 일일 것이다. 몸이 없고 감정이 없는, 기계가 할 수 없는 경험은 인간에게만 데이터가 존재하는 영역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영역을 재조합하고 창의적인 결과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인간일 수밖에 없다. 과거에 취약성으로 여겼던 요소가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09_“인공지능 시대, 사람의 역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