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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네바에서 열린 AI 로봇 기자 회견은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대화하는 로봇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AI의 발전과 사회적 논의를 촉발했다.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지만, 윤리적 문제와 편향적 판단, 교육적 고민 등 부작용도 동반하고 있다. 이 책은 K-내러티브를 통해 AI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공존을 위한 사유를 제시한다. AI의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관계의 양상이나 가족과 사랑의 형태도 달라진다. 새로운 종이 출현하는 AI 시대에 가족은 어떤 모습이며, 부모와 자식의 형태는 어떻게 달라질까.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 과연 모성이란 감정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남아 있을 것인가, 어떤 식으로든 굴절되고 변주될까. 연상호 감독의 〈정이〉는 AI 시대에 엄마라는 존재와 엄마를 향한 자식의 마음, 너와 나의 관계, 그리고 개별적 정체성에 관해 다시 사유하게 한다.
-02_“AI와 가족, 관계” 중에서
소설은 ‘고통’이라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고민을 경유하면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데, 주목할 지점은 인물들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다. 최진수 박사와 철이는 종은 다르지만, 죽음과 실존에 관한 인식이 비슷하다. 같은 개발자인 최진수와 그의 동료는 종은 같지만, 죽음과 실존에 관한 다른 인식을 보여 준다. 최진수는 언젠가는 AI가 폭주할 것이고, 결국 인류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며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확실하게 한다. 반면 그의 동료는 이미 인간은 기계와 결합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인간을 사이보그와 등가로 본다. 그리곤 영생을 꿈꾸며 의식을 업로드하여 육체 없이도 지금과 똑같이 살아갈 미래를 그린다. 영생은 헛된 희망이라는 최진수의 말에, 기계와 더 결합하여 인간의 의식이 기계 작동 원리의 일부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응수한다. 인간은 소멸하겠지만, 철이 같은 중간적 존재를 통해 기계는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는 달마의 논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소설은 그렇게 되면 인간이 아닌, 기계의 시간이 올 것이라는 점에 방점을 둔다.
-03_“AI와 삶, 죽음” 중에서
소설 “이토록 단일한 마음”은 AI 칩 ‘단일’을 중심에 두고 AI와 노동의 문제를 전혀 단일하지 않게 다룬다. 그리고 어느 관점에 서지도 않은 채, 수많은 단일을 바라보는 시각과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둔다. 우리는 그 시각과 다양한 해석을 가로지르며 과연 노동 시장에서 인간은 AI와 어떤 방식으로 공존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06_“AI와 노동” 중에서
미국의 신경 과학자 케네스 헤이워스(Kenneth Hayworth)나 스웨덴의 미래학자 닉 보스트롬(Nick Bostrom) 같은 일부 학자들은 마인드 업로딩(mind uploading) AI가 어느 시점에는 구현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한다. 보스트롬은 전뇌 에뮬레이션(WBE, Whole Brain Emulation) 방식으로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AI를 개발할 수 있다(Bostrom, 2014/2017: 74)고 보며, 이와 같이 생성되는 AI 모델을 원본 인간의 두뇌 정보 처리와 비교하여 고충실도 모형, 왜곡된 모형, 일반적인 모형으로 제시한다. 고충실도 모형은 원래 뇌가 가졌던 지식, 기술, 역량, 가치관까지 재구성한 상태다. 왜곡된 모형은 원본 인간 일부와 다른 부분도 있지만 원본 인간의 뇌와 같이 지적 작용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모형은 원본 뇌가 가졌던 기술이나 기억은 없지만, 일반적인 인간이 익힐 수 있는 것들을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상태(Bostrom, 2014/2017: 72)다.
-10_“AI와 정체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