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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기술, 생명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다시 묻는다. AI와 공존하는 시대, 인간의 본질과 윤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철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사유의 지도를 제시한다.
부정적 포스트휴머니스트들은 궁극적으로 포스트휴먼의 출현을 가능하게 할 과학기술의 발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논의에서 벗어나고 있다. 엄밀한 의미의 포스트휴머니즘이라 부르기엔 부족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트휴먼과 관련된 윤리적, 사회적 논의를 통해 포스트휴머니즘의 담론을 확장시켜 준다는 점은 포스트휴머니즘으로서 의미가 있다. 또한 포스트휴먼의 출현 가능성을 단순히 문화적 상상력의 결과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광의의 포스트휴머니즘 담론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01_“포스트휴머니즘의 다양한 관점들” 중에서
포스트휴머니즘은 미래의 지구 생태계의 협력적 구성원이 될 동식물, 인간, 그리고 기계적 존재들의 상생과 공존을 위한 정치학적이고 윤리적인 세계관이다. 여기서 정치학적이고 윤리적이라는 것은 미래 사회의 다양한 존재들(동식물, 인간, 로봇, 사물 등)이 어떠한 존재적 의미를 지니며 기술적 생태계 속에서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공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는 것이다. 특히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은 강화된 자본주의(advanced capitalism), 기술중심주의(techocentrism), 생명공학(bio-engineering),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 등의 주제들을 포괄하고 있는데, 이러한 주제들을 비판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포스트휴머니즘은 생태정치학(eco-politics), 생명정치학(bio-politics), 사이보그 정치윤리학(cyborg politico-ethics) 등에 관한 논의들을 포괄하고 있다.
-03_“AI와 인간의 관계성” 중에서
포스트휴먼적 여성주의 철학자인 브라이도티는 오늘날 극대화된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기술적 변화에 기반 하여 인류와 자연 및 다른 생명체들과의 관계성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 인간중심주의적 사고들이 현대의 기술적 도구들의 힘과 어우러지면서 다른 비인간적 착취의 대상들−자연이나 동물, 사물, 신체−과 인간적 타자들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포스트휴먼적 조건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 정신과 신체 및 물질들이 전례 없이 뒤섞이게 되었는데, 이를 브라이도티는 무엇보다도 “인간ᐨ기술의 상호작용의 성격이 젠더, 인종, 종들 사이의 경계선을 흐려 놓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이러한 인간과 동물, 사물 들 간의 경계가 붕괴되는 가장 상징적인 현상들이 바로 노화나 죽음을 극복하려는 포스트휴먼적 욕망이다.
-06_“AI의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한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의 입장” 중에서
우리가 인간성을 어떤 특정한 사물이나 과정으로 이해한다면,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인간 존재의 핵심이 두뇌 ‘안에’ 들어 있거나 두뇌의 일부라고 여기는 것은 인간의 존재에 근본적인 부분이 되는 신체를 둘러싼 고도로 복잡하고 통합적인 과정의 광범위한 범위들을 간과하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광범위하게 분포된 영향력과 물질들(중력, 빛, 공기, 습기, 에너지 등)의 배열에 의해 이루어지고, 그 모든 존재들이 생명에 기여하게 된다.
-09_“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과 대안적 AI”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