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미리듣기
AI와 한국 현대시의 관계를 탐구한다. AI가 시의 언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재구성하는지를 살펴보며, 그것이 인간 시인의 창작과 어떻게 다를지, 혹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고찰한다. 또한 AI가 쓴 시와 인간의 시를 비교하고,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창작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담고자 한다.
AI 생성시학(生成詩學, generative poetics)은 일차적으로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변형생성문법의 문장 생성 과정과, 인공지능 언어모델의 자연어 처리라는 ‘번역’으로서의 생성 과정을 함의한다. 실제로 생성시학은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인공지능, 즉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진 시와 관련하여 문학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를 이르는 말”이라고 네이버 지식백과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다.
-01_“AI 생성시학과 한국 현대시” 중에서
AI 생성시학은 ‘흐릿함의 (불)가능성’을 특징으로 한다. 테드 창이 챗GPT의 특성 중 하나로 지적한 손실 압축으로 인한 ‘흐릿함’과,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애매성’이 그 바탕을 이룬다.
-02_“흐릿함과 애매성의 시학” 중에서
아포리즘(aphorism)이란 지혜, 통찰, 혹은 철학적 메시지를 한 줄 혹은 짧은 문장에 담아내는 간결한 표현을 일컫는다. 흔히 격언, 명언, 잠언, 경구, 속담 등으로 불리는데, 압정을 꽂듯 현실을 관통하는 통찰을 간결한 표현에 담고 있어서 기억하기 쉽고 시적 사유나 정서를 촉발하는 데 용이하다. 포스트모더니즘 시학에서 아포리즘은 우리 시대의 아포리아(aporia, 통로가 없는 것, 길이 막힌 것)에 시의 존재 가치를 지탱해 주는 유포리아(euphoria, 다행감)의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 시학에서도 마찬가지다.
-06_“패턴 3: 아이러니·혼종성·아포리즘” 중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까지 ‘재’학습한다면, 인공지능은 보통의 인간 시인의 시를 뛰어넘거나 인간 시인의 시와는 전혀 다른 개성적인 시를 창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제한된 조건 속에서 선택하고 결정하면서 창조하는 반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학습 데이터 안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무한 선택과 조합에 의해 새롭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는 프롬프트의 방향이 인공지능에서 인간에게로 역전되는 상황을 그려 볼 수도 있겠다.
-08_“프롬프트의 창의적 역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