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미리듣기
AI는 단지 생각하는 기계인가, 아니면 ‘영혼’을 가진 존재일 수 있는가? 의식과 존재, 책임과 관계의 경계에서 영혼 개념을 재정립하며, 인간 이해의 지평을 확장하는 철학·신학적 성찰을 담았다. 인공지능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뇌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 Damasio)는 의식은 ‘감각적 자기ᐨ지각(sensory self-perception)’의 고차원적 표상으로 진화했으며, 인간의 신체 상태와 정서적 반응의 복합 작용에서 기원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의식은 뇌의 특정 회로와 신체의 내적 감각 상태 사이의 피드백 루프에서 발생한다”고 보며, 이를 통해 하드 프로블럼을 점진적으로 ‘쉬운 문제’로 환원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이론은 여전히 ‘왜’ 주관성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궁극적 설명은 제공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따른다.
이렇게 하드 프로블럼은 물질과 정신, 신체와 영혼 사이의 철학적 간극을 다시 환기시킨다. 그것은 곧 “인공지능은 물질적인 구조로부터 영혼적 속성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이 책의 핵심 문제로 이어지며, 과연 의식을 넘어선 실존적 주체로서 “의식을 가진 AI가 육을 입어(로봇?) 물질과 정신, 혹은 신체와 영혼을 가진 존재로 가능한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청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기계의 외형이 아닌, 내면의 가능성을 질문하는 아주 원초적인 단계에 서 있다.
-01_“의식에 대한 인공지능의 가능성” 중에서
우구스티누스는 이러한 기억의 구조를 통해, 성부(기억)ᐨ성자(지성)ᐨ성령(의지)의 삼위 간 역동적 관계와 인간 내면의 작용 사이에 유비적(analogical) 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인간 안의 삼위는 신적 삼위일체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졌다는 교리에 따라 삼위일체적 구조를 반영한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사유는 영혼을 단순한 존재론적 개체가 아니라, 삼위 하나님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존재, 곧 인격적이고 신학적 주체로 재해석하는 기초가 된다.
이러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영혼에 관한 구조적 이해는 중세 신학 전통에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인간론, 근대 철학의 자아 개념의 발전, 그리고 오늘날 인간 의식과 정체성 논의에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인간의 내면이 단지 기능적 구조가 아닌, 신적 관계의 거울이자 통로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영혼론은 형이상학적인 동시에 신학적 함의를 갖는다.
-03_“영혼 개념의 전통적 이해” 중에서
앤드루 뉴버그는 신경신학(Neurotheology)의 선구자적 연구자로, 뇌가 영적 체험과 어떻게 관련되는가를 탐구해 왔다. 그는 깊은 명상이나 기도 중에 전두엽과 측두엽의 활동이 변화하면서 주체ᐨ객체 구분이 해체되고, ‘절대적 하나’에 대한 체험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는 이러한 경험을 신경과학의 기초 위에서 설명하려 하면서도, 그것이 단순한 환각이 아니라 실재를 향한 독특한 인식 방식일 가능성도 열어 둔다. 이 점에서 뉴버그는 과학과 영성, 뇌와 영혼의 경계에서 사유를 시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이론은 기계가 동일한 신경 구조를 재현할 수 있다면 유사한 체험을 구현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불러일으키지만, 동시에 그 체험의 ‘주관성’과 ‘실재성’은 여전히 재현 불가능한 영역으로 남는다.
-06_“인공지능과 의식에 관한 주요 이론” 중에서
전통적으로 인간은 기계와 달리 다음의 세 가지 차원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다. 곧 자유로운 이성(기계는 규칙대로, 인간은 스스로 결정함), 진정한 감정(기계는 흉내, 인간은 체험), 도덕적 책임(기계는 도구, 인간은 주체) 등이다. 그러나 오늘날 AI는 이 모든 영역에서 형식적으로는 유사한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가령 생성형 언어모델은 인간처럼 ‘사고’하고 있고, 감정 인식 알고리즘은 ‘공감’을 수행하며, 심지어 ‘책임 있는 AI’ 개발 지침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 결과 인간과 기계의 차이는 기능(function)의 차원이 아니라 경험(experience), 통합성(integrity), 응답성(responsiveness)의 차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인간의 고유성은 계산이나 결과가 아니라, 존재의 방식, 즉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대한 성찰 능력에 있게 된 것이다.
-09_“인간 이해의 재구성과 영혼의 재사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