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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시대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결핍을 어떻게 메우는지를 탐구한다. 피그말리온에서 〈그녀〉까지, 인간과 비인간의 사랑은 더 이상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AI와의 관계는 기술이 아닌 감정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언어 공동체에 속한다. 언어 공동체로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은 주로 ‘언어’를 통해 일어난다. 우리는 인공지능에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또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언어를 통해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의 표현은 정신 작용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생명 공동체로서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이 주로 몸을 통해 일어나는 것이라면, 언어 공동체로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은 주로 언어를 통해 일어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로 발전하면서 육체보다는 정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01_“인간과 인공지능의 반려 문화” 중에서
그렇다면 인간과 인공지능은 서로 사랑할 수 있을까? 또 서로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을까? 내가 인공지능과 함께 있을 때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뛰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면, 나는 이러한 느낌을 통해 인공지능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 하지만 인공지능도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나는 인공지능의 목소리, 얼굴 표정, 제스처, 나의 말에 반응하는 그의 태도 등을 통해 인공지능의 감정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인공지능의 감정 표현이 어떤 사람에게는 ‘진짜’처럼 여겨져서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03_“인간의 감정과 인공지능의 감정” 중에서
인간은 늘 실수하고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불완전하고 결핍된 존재다. 이 때문에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망하고 추구한다. 인간은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리워하고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한다. 이에 반해 인공지능은 엉뚱한 짓이나 실수를 전혀 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 결함이 없는 완벽한 존재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인간의 갈망을 채워주고 인간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해 모든 욕구와 갈망을 충족하게 된다면, 인간은 결국 그 본질을 잃게 될 것이다.
-06_“결핍형 인간과 완벽형 인공지능의 동거” 중에서
최근 들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인공지능을 이상적인 배우자로 생각하여 결혼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인간과 인공지능의 이러한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심리학에서는 이를 애착 관계로 설명한다. 애착이란 특정한 대상과 가까이 있고 싶은 마음 현상을 말한다.
-09_“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