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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AI의 언어 인지를 인지언어학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며, AI 언어 생성의 본질이 ‘이해 없는 생성’임을 밝힌다. 인간의 신체 경험·정서·사회적 맥락 기반 의미 구성과 AI의 통계적 예측 메커니즘을 대비해 양자의 근본적 차이를 규명하고, 동시에 인간ᐨAI 언어 협력이 가능한 조건을 제시하는 심층적 탐구서다.
인간 언어 사용은 청자 지향적 판단과 의도 조절(Clark, 1996)을 포함하지만, AI 모델의 산출은 다음 토큰 예측을 핵심 목표로 하는 확률적 상관관계 학습에 기반을 두며, 의도성·지시적 의미에 대한 독립적 증거는 부재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AI 언어 모델의 발전은 창의적인 언어 산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소설을 쓰거나 시를 창작하고, 요약과 번역, 질의응답 등의 언어 과제를 수행하는 최근의 LLM은 형식적 유창함, 문법적 정합성, 주제 일관성 등과 같은 인간 언어의 특정 양상을 상당 수준 모방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01_“언어, 인지, AI” 중에서
언어 모델 발전 단계는 모델의 구조적 변화뿐 아니라 학습 데이터의 규모, 연산 자원의 발달, 알고리즘 혁신이 결합된 결과다. 규칙 기반 접근은 언어학적 지식의 정교함을, 통계 기반 접근은 데이터에서 패턴을 발견하는 확률적 방법을, 신경망 기반 접근은 의미 공간에서의 유사성 학습을, 트랜스포머는 전역 문맥의 효율적 반영을 가능하게 했다. 언어 모델 기술 발전의 연혁은 GPT 계열 모델과 같은 초대규모 언어 모델의 출현을 가능하게 한 토대를 형성했다.
-03_“AI 언어 모델 구조와 진화” 중에서
대화형 AI는 문장을 이어 쓰는 능력만으로도 상호작용을 흉내 내지만, 사람 간 상호작용을 지탱하는 핵심은 문맥 관리, 화용적 추론, 공유 지식의 구축과 갱신, 발화 수반 행위의 적절성 판단, 수정·협상·수렴 같은 상호작용적 기술들이다. LLM은 일정 부분 모방 능력을 보이지만 한계도 드러낸다. 사람은 대화 중 “지금 우리가 무엇을 알고/합의하고 있는가”라는 공통 기반(common ground)을 지속적으로 갱신한다. LLM은 주어진 콘텍스트 윈도 안의 텍스트로 공통 기반을 근사하며, 앞서 주어진 발화와 화자·청자 표지, 최근 제약 등을 토큰 단위로 참조하고 셀프어텐션을 통해 항목 간 의존성을 계산한다.
-06_“문맥, 화용, 상호작용” 중에서
LLM은 요약·설명·대화 상응에서 자연스러운 문장을 산출하고, 장르적 규칙과 관습적 함의를 준수하는 현상은 인간의 언어 수행과 구별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AI+유창성=이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가를 묻는다면 답은 조심스럽다. 유창성은 이해의 가능 조건일 수 있으나 이해 자체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이해를 의미·지시·규범의 세 축에서 판정 가능한 기준으로 재구성해 LLM을 들여다보면, 강점과 한계는 분명해진다.
-09_“개념화와 언어 처리: AI의 한계와 논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