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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보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한다. 생성형 AI와 플랫폼 알고리즘이 만든 시각 환경 속에서 이미지의 형식, 맥락, 출처를 해석하고 판별하는 능력이 왜 중요한지 설명한다. 이미지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오늘의 우리에게 필요한 비판적 시각 언어의 기초를 정리한 책이다. AI문고.
알고리즘이 선별한 사진, 숏폼 영상, 밈 등은 맥락과 상관없이 하나의 화면 위로 이미지를 쏟아 놓는다. 친구의 일상과 광고 이미지가 같은 화면 안에서 뒤섞이고 출처나 의도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때 우리의 눈은 이미지를 단순한 감상의 차원에서 보기 어렵게 만든다. 선택하고 기억할 것과 무시해도 좋은 것, 믿을 만한 것과 믿기 어려운 것을 계속해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은 우리에게 인지적 부담을 가져온다. 그런데 AI 생성 이미지의 난입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가속한다. 이러한 이미지가 가장 위협적인 이유는 이미지 제작 비용이 극단적으로 낮아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버전의 장면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01_“이미지 과잉과 감각의 상실” 중에서
우리는 종종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본다고 믿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미지는 관람자가 어떻게 볼지 유도하기 위해 ‘의도’되어 있다. 예컨대 카메라의 높이와 거리, 사용하는 렌즈와 크롭 방식, 조명과 피사체의 배치 등 시점과 보는 방식이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는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주변부인지, 무엇이 의미가 되고 무엇이 배경이 될지를 미리 정해 두는 ‘시선의 장치’다. 이 시선의 장치는 이미지가 가지는 권력의 층위를 드러내는데 그 자세한 층위는 다음과 같다.
-03_“이미지의 오해” 중에서
맥락 감각을 기른다는 것은 어떠한 배경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예컨대 어떤 이미지가 내 눈앞에 도달하기까지의 경로를 파악하고 그 이미지를 바라보는 자신이 특정한 편향으로 치우치지 않는지를 의식적으로 판단하는 힘이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이고 표현적이기 때문에 이미지로 소통할 때 생겨나는 미학적 층위는 메시지의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에서 오가는 뉘앙스에 따라 미묘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따라서 AI 시대 맥락 감각은 이미지의 정보 전달 여부를 판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지가 현실을 포착한 것인지,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되고 생성된 것인지를 구분하는 통찰이다.
-06_“AI 시대, 눈의 문해력 훈련” 중에서
생성형 AI의 활용 윤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력하는 내용에 대한 책임이다. 프롬프트를 작성할 때 어떤 용어를 사용하고 어떠한 맥락을 설정하는지에 따라 호출되는 시각 이미지의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 이미지가 어떻게 보이게 만들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프롬프트는 단순한 명령어를 입력하는 행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성 결과에 대한 책임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프롬프트의 설계 단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09_“이미지 생산자의 윤리와 책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