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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AI를 도입해도 기업의 성과는 다르다. 그 차이를 알고리즘이 아니라 조직과 경영에서 찾는다. 기술 평가와 투자, 데이터 자산, 조직 설계, 리더십, 실패 관리에서 에이전틱 AI의 권한과 책임까지 다룬다. 빠른 추격에 익숙한 한국 기업이 실험하는 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준도 제시한다. 기술을 보유하는 법이 아니라 기술을 성과로 바꾸는 법을 설명한다.
이 세 가지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 경영학이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기본기다. 인공지능이라는 새 기술 앞에서 기업들은 기본기를 건너뛰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기술이 화려할수록 유혹은 커진다. 그러나 증거는 반대를 가리킨다. 화려한 기술일수록 기본기가 성패를 가른다. 진단이 바뀌면 처방이 바뀐다. 실패의 원인을 기술에서 찾는 기업은 더 좋은 솔루션과 더 유명한 공급자를 찾아다닌다. 원인을 경영에서 찾는 기업은 문제 정의의 회의부터 다시 연다. 전자는 실패를 반복하고 후자는 실패에서 벗어난다. 기술이 아니라 경영이 문제라는 명제는 그래서 비관이 아니라 희망의 명제다. 경영은 기업이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명제가 인공지능 시대 기술 경영의 첫 번째 원칙이다.
-01_“기술이 아니라 경영이 문제” 중에서
포트폴리오 재설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버리는 결정이다. 수년간 투자해 온 자체 기술이 외부의 범용 기술에 추월당했을 때, 기업은 매몰 비용(sunk cost)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이 결정을 대규모로 강요했다. 수년간 자체 자연어 처리 기술을 쌓아 온 기업들이, 범용 언어 모델의 성능이 자사 기술을 넘어서는 것을 목격했다. 빠르게 갈아탄 기업은 자원을 응용 계층으로 옮겨 앞서 나갔고, 자체 기술을 고수한 기업은 성능과 비용 양쪽에서 뒤처졌다. 기술 자체에 대한 애착이 포트폴리오 판단을 흐리게 한 사례는 이 분야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다.
-03_“기술 포트폴리오의 재설계” 중에서
전략의 품질을 시험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첫 90일 동안 누가 무엇을 하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담당자와 과제와 마감이 즉시 나오면 전략이고, 원칙과 비전만 나오면 선언이다. 90일은 상징적 숫자가 아니다. 인공지능 분야의 변화 속도를 감안하면, 90일 단위의 실행과 수정의 주기가 연간 계획보다 현실에 맞는다. 인공지능 전략은 문서가 아니라 실행의 리듬이다. 분기마다 과제 포트폴리오를 재심사하고, 배운 것을 반영해 경로를 수정하는 기업만이 선언을 성과로 바꾼다. 완벽한 전략을 기다리는 것도 함정이다. 인공지능처럼 지형이 계속 바뀌는 영역에서 완벽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 방향이 맞는 불완전한 전략을 빨리 실행하고 자주 고치는 쪽이, 완전한 전략을 늦게 내놓는 쪽을 이긴다. 전략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갱신하는 것이다.
-06_“실행력 있는 AI 전략 수립법” 중에서
세 기업의 사례가 주는 공통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전환의 순서다. 세 기업 모두 기술 도입 전에 문화, 원칙, 운영 체계라는 경영의 기반을 손질했다. 둘째, 내부 검증의 원칙이다. 자사의 문제에서 출발해 자사에서 검증한 뒤에 확장했다. 셋째, 지속 운영의 체계다. 도입을 완료가 아니라 시작으로 보고, 관찰과 교정의 체계에 투자했다. 인공지능의 성공은 기술 구매의 결과가 아니라 문화와 문제 정의와 운영 체계라는 경영 설계의 산물이다. 세 사례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실패에 대한 태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시대의 실패를 부정하지 않고 다음 전환의 교재로 삼았고, 아마존은 실패한 하드웨어 사업의 인력과 기술을 다른 제품에 재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의 오답 사례를 감추지 않고 운영 개선의 입력으로 공개적으로 다루었다. 실패를 자산으로 회수하는 체계가 세 기업 모두에서 작동한 것이다. 성공 사례의 뒷면에는 언제나 관리된 실패의 목록이 있다.
-09_“AI 기술 경영의 글로벌 사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