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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창작하고 로봇이 움직이는 시대에 인간의 고유성을 몸에서 다시 묻는다. 기술은 움직임과 기억을 데이터로 재현할 수 있지만 인간은 몸으로 감각하고 관계하며 시간을 살아낸다. 무용과 예술을 통해 생성·감각·공존·존재의 문제를 살피며, 완벽한 수행보다 살아온 경험과 의미를 드러내는 몸의 가치를 탐구한다.
현대 예술에서의 중요한 가치는 감각적, 지각적 차원으로 지금, 여기에서 느끼는 변화와 생성이라는 점이다. 이것을 이해하고 현대 예술의 난해한 퍼포먼스나 공연예술을 감상한다면 왜 불쾌함을 주는지, 또 왜 섬뜩함을 주는 작품도 예술이라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수행성의 개념을 깊이 있게 이해한다면 현대 예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런 ‘감각의 생성’이 AI 시대의 몸에 대한 가치가 어떻게 유의미한 것인지 고민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현대에 와서 예술은 더 이상 아름다운 결과를 만드는 활동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을 생성하는 활동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01_“몸은 어떻게 예술의 중심이 되었나” 중에서
인간은 기술을 통해 자신의 감각을 더욱 선명하게 인식하고, 이전에 알아차리지 못했던 움직임의 패턴과 신체적 특성, 행동의 성향까지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기술은 인간을 대신하는 또 하나의 주체라기보다 인간 몸의 감각과 지각, 그리고 세계 경험을 확장하는 ‘관계적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술은 몸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외부 감각 기관으로 기능하며 우리의 몸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기술은 인간의 몸을 하나의 데이터로도 드러낸다는 점이다. 인간은 자신의 몸을 움직이며 살아가지만 기술은 그 움직임을 수치와 패턴, 정보의 형태로 분석하고 시각화한다. 즉 몸은 기술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몸, 곧 ‘데이터화된 몸’으로 재구성된다.
-03_“몸은 기술과 어떻게 관계 맺는가” 중에서
결국 앞서 말한 것과 같이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기술과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감각을 생성하는가에 있다. 몸과 기술의 공존은 단순히 기능을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각과 경험을 확장하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존 속에서 인간은 기술과 어떻게 감각을 공유하게 되는가? 이제 우리는 몸과 기술이 함께 만들어 내는 감각의 생성과 공유,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행성의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06_“기술과 공존하는 몸” 중에서
기술은 몸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 결국 기술은 하나의 방향으로만 발전하지 않는다. 산업 영역에서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거나 증강하는 효율의 기술로 작동하지만, 예술 영역에서 기술은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게 만드는 존재의 기술로 전환된다. 어쩌면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인간을 기계처럼 만드는 데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인간이 단순한 노동의 몸이 아니라, 감각하고 관계 맺으며 시간을 살아내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발견하게 하는 데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무용은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인간 존재의 깊이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예술이 된다.
-09_“AI 시대, 존재를 드러내는 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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