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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와 알고리즘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보게 할지까지 관여하는 시대에 ‘본다’는 행위를 다시 묻는다. 이미지를 해석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넘어, AI가 만든 가능성을 선택하고 그 의미와 영향에 책임지는 관계적 비주얼 리터러시를 제시한다. 핵심은 더 많이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판단하는 능력이다.
AI는 인간처럼 세상을 ‘경험’하지 않는다. 대신 방대한 데이터로부터 통계적 패턴을 학습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한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 의미를 만들고, AI는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생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AI가 만든 이미지를 보고 감동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창의적 영감을 받는다. 다시 말해 의미는 더 이상 인간 내부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의 상호작용 속에서도 생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지점에서 시각적 인지의 의미는 더욱 확장된다. 과거에는 ‘본다’는 것이 인간의 인지 활동이었다면, 이제는 인간과 AI가 함께 시각 정보를 생성하고 해석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관계적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AI 시대의 시각적 인지는 단순히 이미지를 더 많이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함께 의미를 구성하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능력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01_“시각적 인지” 중에서
이러한 특징은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많은 이미지와 조형적 조합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제안하는 결과는 기존 데이터의 통계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 가능성의 탐색이며, 그 결과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스스로 판단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AI는 다양한 시각적 조합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왜 그러한 조합이 중요한지, 어떤 맥락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는지를 경험적으로 이해하지는 못한다. (…) 예술적 통찰은 지각된 세계를 새로운 관계로 재구성함으로써 이전에는 인식되지 않았던 의미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생성적 사고 과정이다. AI 시대의 예술적 통찰은 인간의 경험과 가치 판단을 중심으로 AI가 제안한 다양한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선택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더욱 확장된다.
-03_“생성적 통찰” 중에서
AI는 인간의 질문에 응답하고 대화의 맥락을 이어가며 새로운 언어나 이미지를 제시한다. 사용자는 이러한 응답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거나 이전에는 떠올리지 못했던 가능성을 발견한다. 기능적인 차원에서 AI는 이미 대화의 상대처럼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AI는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다. 상대의 감정과 의도를 삶의 경험을 통해 이해하지 않으며, 자신의 응답이 미칠 영향에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 AI의 응답은 이해의 표현이라기보다 학습된 데이터와 현재의 입력을 바탕으로 구성된 계산적 산출이다.
-06_“AI와의 대화” 중에서
결국 확장된 심미적 고양은 아름다운 이미지 앞에서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경이와 숭고를 통해 자신의 인식적 한계를 깨닫고, 자기 이해와 존재 가능성을 확장하며, 타자·기술·세계와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이다. 나아가 변화된 감각과 판단을 공동의 삶에 대한 책임 있는 응답으로 연결하는 실천이다. AI는 이러한 고양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주체가 아니라 인간의 감각과 상상, 판단의 경계를 흔들고 새로운 질문을 촉발하는 매개자가 된다.
-09_“확장된 심미적 고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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