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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창출한 부와 기회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기본소득, AI 고속도로, 데이터 주권, 노동의 변화, 보편적 의료·교육·돌봄, AI 민주주의 등 10개 주제로 새로운 사회 체제를 탐색한다. 재원 조달과 분배, 민주적 통제의 쟁점까지 짚으며 기술의 성과를 소수의 이윤이 아닌 모두의 권리로 전환할 방안을 묻는다.
AI 기본사회 개념의 출발점을 따지자면 ‘기본소득’이 타당할 것이다. AI 기본사회는 ‘기본사회’ 개념에서 연유한 것이며, 기본사회는 기본소득 개념을 모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철학자 필리프 판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는 1986년 기본소득 유럽 네트워크(BIEN)를 창설하고, 기본소득이 갖추어야 할 5대 요건, 즉 정기성, 현금 지급, 개인성, 보편성, 무조건성을 정의했다. (…) AI의 등장으로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자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등 석학들도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즉 토지나 천연자원처럼 인류의 지식 유산과 시민 개개인의 데이터를 AI 시대의 공유부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류 공통의 지적재산으로부터 빅테크 기업이 창출한 이윤의 일부를 걷어 모든 사람에게 돌려주는 “AI 배당”은 토지에 기반한 공유부 개념의 진화형이라 할 수 있다.
-01_“기본소득” 중에서
새 정부 들어서서 출범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2026년 2월 ‘기본사회 세미나’를 통해 AI 기술 확산이 노동·소득·복지·사회안전망 등 사회 구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AI 시대에 부합하는 기본사회 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AI 대전환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노동 구조와 소득 분배 방식 전반을 재편하는 구조적 전환의 성격을 띠고 있어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소득과 자산 불평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육체적 노동은 물론 지적 노동까지 대체하게 되면 기존의 특정 취약계층을 선별하여 혜택을 주는 복지정책 모델은 한계에 직면하게 되고, 그 대안으로 AI 기본사회 정책이 필요하다. 즉 AI는 전기와 통신, 인터넷 인프라와 같은 사회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와 지식 등 인류 공동의 자산을 활용하여 발전하는 기술이므로, AI로 인한 부작용을 없애고 AI가 창출한 부를 재분배하는 AI 기본사회 제도의 도입이 정당하다는 견해다.
-03_“AI 기본사회” 중에서
자본주의 역사는 인간의 다양한 활동을 오직 시장에서 임금으로 환산되는 ‘노동(Labor)’이라는 좁은 틀에 가두어 왔다. 돈이 되지 않는 돌봄, 봉사, 이웃과의 연대는 비생산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AI가 인간을 반복적인 생계노동에서 밀어내는 지금, 역설적으로 아렌트가 말한 ‘작업’과 ‘행위’의 영역을 확대할 기회를 얻게 된다. AI 시대의 인간은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 사회적 유대와 공동체의 가치를 가꾸는 삶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시민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댓글과 채팅, 검색과 상호작용은 AI의 지능을 높이는 데 활용되는 대규모 ‘데이터 노동(Data Labor)’이다. 플랫폼 기업이 헐값에 구매하는 이러한 노동은 AI 경제의 기초가 되는 생산 활동이다. 이와 함께 가족과 지역사회를 돌보는 돌봄 노동, 집안일에 투입되는 가사 노동, 기후위기에 맞서 쓰레기를 줄이고 숲을 가꾸는 생태적 실천, 오픈소스 생태계에 기여하는 지적 교류도 데이터 노동처럼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이다. 비록 시장에서는 가격을 매기지 않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지만 공동체의 존속을 위해 필수적인 활동들도 정당한 ‘가치 생산’으로 인정하고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06_“노동의 종말” 중에서
AI 기본사회의 재원과 분배 논쟁은 20세기 후반부터 이어진 기본소득 대 보편적 기본서비스 논쟁과 유사점이 있다. AI 기본사회는 단순히 돈을 어떻게 배분하는가에 머물지 않는다. 고성능 컴퓨팅과 데이터라는 새로운 형태의 21세기 생산수단에 대한 시민 접근권과 알고리즘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기술적 쟁점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기존 기본소득 논의의 확장형이라 할 수 있다. 전통 복지국가가 사후적 구제의 한계에 직면하자 기본소득이 기존의 노동과 소득의 연결고리를 새롭게 재해석했다면, AI 기본사회는 부의 원천이 데이터와 AI로 이동한 현실을 반영한 진화 모델이다.
-09_“AI 기본사회 쟁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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