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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합성 이미지, 생성의 존재론

발행일
2026/10/19
저자
손숙영
쪽수
135쪽
차례
이미지는 기록이자 생성이다 01 재현에서 생성으로 02 확률에서 형상으로 03 데이터의 기억과 망각 04 존재하지 않는 것의 사실성 05 원본 없는 이미지의 이력 06 창작 행위의 재구성 07 완결된 이미지와 지속되는 이미지 08 AI 합성 이미지가 작품으로 읽힐 때 09 AI 예술의 제도적 번역 10 이미지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정가
12000원
ISBN
9791143034229
대분류
인문·문화·예술
소분류
예술·디자인·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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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모델·확률·프롬프트·선택이 결합해 한 장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추적한다. 촬영되지 않은 장면의 사실성, 원본과 저자성, 창작자의 판단과 책임, 작품의 전시와 보존까지 살피며 AI 이미지가 무엇처럼 보이는가보다 무엇으로 존재하는가를 묻는다.
‘재현에서 생성으로’는 재현의 종말을 선언하는 말이 아니다. AI 합성 이미지도 얼굴과 풍경, 빛과 그림자, 사진의 초점과 원근, 회화의 양식처럼 오랫동안 축적된 시각문화의 형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재현과 생성은 서로를 밀어내는 두 시대의 이름이 아니다. 달라진 것은 이미지 앞에서 제기되는 질문의 중심이다. 사진에서는 카메라 앞에 무엇이 있었는지, 포토몽타주에서는 어떤 파편이 결합되었는지, 디지털 이미지에서는 파일이 어떻게 수정되었는지를 물을 수 있었다. AI 합성 이미지에서는 어떤 데이터와 모델, 입력과 확률적 계산, 선택과 수정이 현재의 이미지를 가능하게 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01_“재현에서 생성으로” 중에서 이 장에서 말하는 기억과 망각은 기계의 심리적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생성 모델은 과거를 회상하거나 이미지에 담긴 경험과 감정을 이해하지 않는다. 여기서 기억은 무엇이 촬영되고 디지털화되었으며, 어떤 이름으로 분류되고 반복해서 유통되었는지가 데이터에 남는 것을 가리킨다. 망각은 어떤 삶이 기록되지 않았거나, 자료가 수집과 분류 과정에서 제외되어 학습 가능한 데이터가 되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모든 누락을 반드시 회복해야 할 결손으로 볼 수는 없다. 기록되지 않을 권리, 공개되지 않을 권리, 데이터로 전환되지 않을 권리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데이터의 문제는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와 함께 누가 어떤 목적과 권한으로 그 범위를 결정하는지도 물어야 한다. -03_“데이터의 기억과 망각” 중에서 예술가의 판단은 하나의 순간에만 나타나지 않는다. 어떤 문제를 다룰 것인지 정하고, AI를 작품에서 어떤 역할로 사용할지 결정하며, 모델과 입력 조건을 선택하는 단계에서 이미 판단은 시작된다. 생성 이후에도 결과의 수용과 폐기, 수정과 결합, 매체의 전환, 작업을 끝내는 시점과 제시 방식에 판단이 개입한다. 창작은 이 가운데 어느 한 행위로 환원되지 않으며, 이러한 결정들은 작품마다 서로 다른 비중으로 형식과 의미를 구성한다. 클레어 앤스콤(Claire Anscomb)은 사진에서 제작자가 이미지의 모든 세부를 직접 통제하지 않더라도 창작적 행위와 결과 사이의 연결이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관점에 따르면 생성된 형상을 직접 그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예술가의 창작적 역할을 부정할 수는 없다. -06_“창작 행위의 재구성” 중에서 AI 작품에서는 수많은 생성 결과와 수정 단계, 서로 다른 모델과 소프트웨어 버전 가운데 무엇을 남길 것인지가 특히 복잡해진다. 모든 것을 작품으로 포함시키면 경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 반대로 최종 화면만 남기면 작품이 성립한 중요한 관계가 사라질 수도 있다. 제도적 번역의 목적은 모든 정보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의미와 존재 방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구별하는 데 있다. 이러한 판단에는 작가와 큐레이터, 보존 전문가, 교육자와 연구자의 서로 다른 지식이 필요하다. 제도적 번역을 거치면서 일부 정보는 남고 일부는 생략되지만, 그 선택 역시 작품이 이후에 존재하고 해석되는 조건을 형성한다. -09_“AI 예술의 제도적 번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