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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영상 커뮤니케이션

발행일
2026/10/28
저자
허주연
쪽수
119쪽
차례
AI 시대, 영상은 다시 언어가 되었다 01 영상 커뮤니케이션 02 영상 미디어의 생태학 03 숏폼의 커뮤니케이션 문법 04 어텐션 이코노미와 영상 05 알고리즘과 영상 유통 06 AI와 영상 생성 07 AI의 시선과 재현의 정치학 08 영상과 인간의 감각·인지 09 영상과 집단 커뮤니케이션 10 AI 시대의 영상 리터러시
정가
12000원
ISBN
9791143035059
대분류
인간·사회
소분류
미디어·방송·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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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의 빠른 편집은 우리의 주의를 붙잡고, 추천 알고리즘은 무엇을 볼지 결정한다. AI는 촬영하지 않은 현실까지 만들어 낸다. 영상의 문법과 감각, 플랫폼의 권력, 생성 이미지의 진실성을 분석하여 우리가 영상을 보는 방식뿐 아니라 영상이 우리의 사고와 판단을 조직하는 방식을 탐색한다. 화면에 담긴 내용과 그 바깥의 구조를 함께 읽는 능력이 왜 필요한지 묻는다.
AI는 영상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오랫동안 사진과 영상은 현실의 흔적이라는 믿음 위에 서 있었다. 카메라 앞에 무엇인가 실제로 존재했고, 빛이 렌즈를 통과해 필름이나 센서에 닿았으며, 그 결과 이미지가 남았다는 전제가 작동했다. 물론 이 믿음은 언제나 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구도와 편집, 연출과 선택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진과 영상에는 적어도 어떤 현실과의 물리적 접촉이 있었다는 점에서 지표성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이 오래된 전제를 크게 약화한다. 이제 화면에 매우 그럴듯하게 보이는 인물, 사건, 장소가 실제로는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을 수 있다. 영상은 여전히 현실과 닮아 보이지만, 그 닮음은 물리적 접촉의 결과가 아니라 통계적 학습과 확률적 합성의 결과일 수 있다. 다시 말해 AI 시대의 영상은 도상성은 강하지만 지표성은 약한 경우가 많다. 바로 여기서 새로운 혼란이 생긴다. 인간은 닮은 것을 보면 쉽게 믿는다. 영상의 설득력은 여전히 강한데, 그 설득력을 뒷받침하던 현실 접촉의 토대는 이전보다 훨씬 불안정해진 것이다. -01_“영상 커뮤니케이션” 중에서 짧은 영상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광고는 원래 짧았고, 방송 예고편도 긴 콘텐츠를 압축한 형식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짧은 영상은 대개 더 긴 콘텐츠로 이어지기 위한 예고나 보조적인 역할을 했다. 오늘날의 숏폼은 다르다. 하나의 영상만으로도 정보와 감정을 전달하고, 그 자체로 소비되고 공유된다. 사용자는 긴 콘텐츠를 보기 전에 숏폼을 통해 이미 어떤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인상을 얻기도 한다. 숏폼은 더 이상 긴 영상의 주변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를 만들고 확산시키는 하나의 영상 형식이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영상의 형식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방식도 바꾸었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얼마나 빨리 시선을 끌 수 있는지, 처음 몇 초 안에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 사용자가 끝까지 보게 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졌다. 숏폼에서는 내용과 형식, 제작 방식과 소비 방식이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짧은 시간 안에 시선을 끌고, 반응을 이끌어 내며, 다시 보고 공유하게 만드는 구조 자체가 숏폼의 중요한 문법이 되었다. -03_“숏폼의 커뮤니케이션 문법” 중에서 AI 영상 생성은 창작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통적인 영상 제작에서도 작품은 한 사람의 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감독과 작가, 배우, 촬영, 편집, 미술, 음향 등 여러 사람의 선택과 협업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 그러나 생성형 AI에서는 여기에 새로운 질문이 더해진다. AI로 만들어진 영상에서 창작자는 누구인가?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결과를 선택한 사람일까, AI를 만든 기업일까, 아니면 AI가 학습한 수많은 창작물까지 포함해야 할까. (…) 그렇다고 AI를 활용한 창작을 모두 창작이 아니라고 볼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는지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과 판단을 했는가다. 무엇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고, 결과물을 고르고 수정하며, 최종 결과에 책임을 지는 과정에는 여전히 인간의 역할이 있다. AI 시대의 저자성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기술의 관계 속에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06_“AI와 영상 생성” 중에서 영상 기반 집단 커뮤니케이션은 공론장에 참여하는 문턱을 낮췄다. 과거에는 공론장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사람들도 이제는 짧은 영상 하나로 이슈에 참여할 수 있다. 누구나 의견을 덧붙이고, 패러디를 만들고, 사건을 재맥락화하며 자신의 입장을 표현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밈과 숏폼은 대항 공론장을 형성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기존 언론이 충분히 다루지 않았던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가시화하고, 주변부의 목소리를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09_“영상과 집단 커뮤니케이션” 중에서